군산시, ‘RE100 조례’ 상임위 통과... ‘에너지 메카’ 도약인가, ‘선언적 규정’에 그칠 것인가?
-새만금 인프라 활용한 기업 유치 근거 마련... 실질적 예산 확보와 추가성 가이드라인은 숙제
<사진/ 한경봉 시의원>
군산시가 글로벌 통상 환경의 변화에 발맞춰 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지향하는 ‘RE100 산업’ 육성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군산시의회 경제건설위원회는 지난 27일 한경봉 의원이 발의한 「군산시 RE100 산업의 육성 및 지원 조례안」을 원안 가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례안은 RE100 이행이 단순한 환경 보호를 넘어 기업의 생존과 직결된 ‘경제적 필수 조건’이 되었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조례의 주요 골자는 ▲RE100 산업 육성을 위한 5년 단위 중장기 계획 수립 ▲신재생에너지 기술개발 및 산학연 협력체계 구축 ▲관련 기업에 대한 재정 지원 및 우선구매 제도 도입 등이다. 특히 새만금 재생에너지 클러스터라는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RE100 참여 기업을 유치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이 담겼다.
한경봉 의원은 “RE100은 글로벌 공급망 편입을 위한 필수 조건”이라며, “이번 조례가 인구 감소와 산업 침체를 겪는 군산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조례 통과라는 성과 이면에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에너지 전문가들과 시민사회는 이번 조례가 실제 기업들에게 얼마나 실질적인 혜택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해 몇 가지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첫째, '예산 없는 계획'의 위험성이다. 군산시는 이번 조례안의 비용추계서 미첨부 사유로 ‘연평균 비용 1억 원 미만’ 혹은 ‘기술적 추계의 어려움’을 들었다. 그러나 조례에 명시된 기술 연구개발(R&D), 지능형 전력망 사업, 산학연 협력 등을 제대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예산이 필수적이다. 예산 뒷받침 없는 조례는 결국 '생색내기용 선언'에 그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둘째, RE100 이행의 '질적 평가' 기준이 모호하다. 글로벌 대기업들은 단순한 REC(공급인증서) 구매보다 실질적으로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늘리는 'PPA(전력구매계약)'를 선호한다. 하지만 현재 조례안은 단순 REC 구매 기업과 직접 설비를 투자하는 기업 간의 차등 지원책이 구체적이지 않다. 군산시만의 특화된 지원이 명시되지 않은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셋째, 기존 에너지 조례와의 중복성 문제다. 이미 존재하는 「군산시 에너지 기본조례」와 사업 내용이 상당 부분 겹칠 수 있어, 행정력 낭비를 막기 위한 명확한 사업 분리와 전문성 강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상임위를 통과한 이번 조례안이 본회의까지 최종 확정되면 군산시는 전국 지자체 중 발 빠른 대응 체계를 갖추게 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조례는 시작일 뿐"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역 경제계 한 관계자는 “기업들이 군산으로 오게 하려면 단순한 홍보나 교육 지원을 넘어, 저렴하고 안정적인 재생에너지 직접 공급 망을 어떻게 구축해 줄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답을 시행규칙에 담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탄소중립이라는 거대한 흐름 앞에 선 군산시가 이번 조례를 발판 삼아 진정한 ‘RE100 메카’로 거듭날 수 있을지, 아니면 문서상의 기록으로 남을지 지역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