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군산시 사정동 일대에서 2025년 7월 16일 드론 촬영과 파노라마 계수 조사를 통해 약 1,460여 마리의 백로·왜가리류가 집단 서식 중인 사실이 확인됐다. 이는 국내 도시 근교에서 보기 드문 규모의 집단서식 사례로, 자연생태 보호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날 조사는 김환용 녹색연대 대표와 유기택 한국조류보호협회 군산지회장이 동행한 가운데 진행되었으며, 고해상도 드론 영상과 파노라마 이미지를 토대로 정밀한 개체 수 계수가 이뤄졌다. 분석 결과, 동쪽 수풀 위에서만 약 1,410마리, 북쪽 방향에서 약 50마리가 추가로 관찰되어 총 1,460여 마리의 백로류가 군집 서식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국립생물자원관이 2018년 조사한 군산 일대의 백로류 번식 규모보다도 훨씬 큰 수치로, 생물다양성의 관점에서 매우 주목할 만한 결과다. 중대백로, 노랑부리백로, 왜가리, 쇠백로 등 다양한 종이 함께 서식하고 있으며, 대부분 번식기인 7월을 맞아 나무 위 둥지에서 새끼를 품고 있고, 일부는 이소를 준비하는 상태였다.

“백로는 백의민족의 마음에 깃든 새”
백로는 한국인의 삶과 정서에 오랫동안 함께해 온 친근한 존재다. 논과 저수지, 계곡 옆에서 물고기를 사냥하거나 허공을 유유히 나는 백로의 모습은, 농경사회에서 풍요와 평화를 상징하는 이미지로 자리잡아 왔다. 특히 그 눈부신 흰빛 깃털은 오랜 세월 우리 민족이 자긍심으로 삼아온 ‘백의민족’이라는 문화정서와도 맞닿아 있다.
백로는 단지 조류 생태계의 일원이 아닌, 자연 속에서 겸허하게 살아가는 존재로서 한국인의 미의식과 윤리관을 상징하는 새이기도 하다. 군중 속에서도 조용히 서 있는 그 자태는 군자의 품격, 선비의 고결함을 떠올리게 한다.
따라서 백로가 특정 지역에 집단적으로 서식한다는 것은 단순한 생물학적 사실을 넘어, 그 터전이 오랜 세월 생태적 조화와 인문학적 상징성을 함께 간직해 왔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보전은 선택이 아닌 책무
사정동 서식지는 접근이 제한된 야산 상부의 자연림으로, 조용한 수풀 위에서 조류들이 안정적으로 번식하고 있다. 이는 백로류의 서식지 중에서도 드물게 인간과 마찰 없이 공존이 가능한 최적지로 평가된다.
김환용 녹색연대 대표는 “이곳은 단순한 조류 번식지가 아니라 군산시민의 자연유산이며, 생물다양성과 역사정서가 겹치는 상징적 공간”이라며 “보호구역 지정과 지속적인 생태 모니터링 체계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유기택 조류보호협회 군산지회장도 “백로가 이처럼 집단서식하는 곳은 전국적으로도 손꼽힌다”며 “지금이야말로 생태 보고로서의 가치를 지켜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환경부의 「도심 내 백로류 관리방안」에 따르면 번식기 중 조류 둥지 훼손은 원칙적으로 제한되며, 이소기 이후에만 일부 관리가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이번 서식지 발견을 계기로 군산시와 환경청, 시민단체가 협력하여 장기적인 생태 보전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